에너지(E)에 관한 N가지 스토리(S), ENS! 우리의 일상을 함께하는 에너지, 항상 우리 곁에 있지만 잘 몰랐던 에너지에 관한 이야기! ENS 시리즈의 네 번째 편의 주제는 ‘에너지솔루션’입니다.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반도체 및 데이터 산업이 성장하고, 산업 부문을 중심으로 전기를 주요 에너지로 활용하는 전기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솔루션 사업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에너지솔루션에 대해 알아 두면 쓸모 있고 재미있는 지식을 SK이노베이션 E&S 미디어룸이 전해드립니다.
1.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에너지솔루션의 모습!
오늘날 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 정보통신기술(ICT), AI 등을 통해 전력 사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전력의 공급과 수요 간의 균형을 맞추는 기술을 가리킵니다.
에너지솔루션 개념은 시대의 요구와 기술의 변화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19세기 후반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했을 당시에는 전구에 전기가 잘 공급되어 빛이 꺼지지 않고 들어오도록 하는 일련의 기술들이 에너지솔루션이라고 불렸습니다. 이후에는 전기를 저장해 휴대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대됨에 따라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하는 것이 에너지솔루션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에너지솔루션은 우리가 에너지를 사용하며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소하고, 더욱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2. 배터리가 2,000년 전부터 사용됐다?
화학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시키는 배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습니다. 최초의 배터리는 기원전 3세기에서 기원후 7세기 사이에 만들어진 ‘바그다드 전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1936년, 이라크 국립박물관 소속의 고고학자들이 바그다드 인근 유적지에서 한 항아리를 발견했습니다. 이 항아리의 내부는 가운데 철심이 박혀 있고, 그 주변으로 구리 원통이 감싸고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항아리가 전기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과학자들은 항아리에서 발생한 전기가 주술적 용도나 도금을 위한 용도로 활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현대식 배터리의 형태는 1800년 이탈리아 물리학자 알렉산드로 볼타(Alessandro Volta)가 발명했습니다. 볼타는 서로 다른 금속을 전기가 통하는 액체로 연결하면 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볼타 전지’를 제작했습니다. 이 발명을 통해 볼타는 배터리의 아버지라 불리게 됐고, 전압의 단위도 그의 이름을 따 볼트(V)로 명명됐습니다.
배터리는 이후로도 발전을 거듭하게 됩니다. 1836년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인 존 프레더릭 다니엘(John Frederic Daniell)은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고 전해질을 따로 사용하는 전지를 발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실제 사용 시 전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볼타 전지의 결점을 보완하며 화학전지의 상용화가 이뤄지게 됐습니다. 1859년에는 프랑스 물리학자 가스통 플란테(Gaston Planté)가 2차전지를 발명하며 배터리를 충전해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배터리는 오늘날의 에너지솔루션 기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솔루션의 핵심 기술인 ESS(Energy Storage System)는 배터리, 전력변환시스템(PCS),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ESS 기술은 수요 이상의 전력이 생산될 경우 전기를 저장하여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태양광 &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해 줄 뿐만 아니라, 국내 전력 시장에서의 송·배전망의 과부화를 예방해 줄 수 있습니다.
3. ‘전기 생산과 사용을 한 번에’ 분산자원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대규모 발전소에서만 전력을 생산했던 것과 달리 오늘날에는 각 가정이나, 사업장에서도 에너지를 생산·저장·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전), 수소 연료전지발전, ESS 등 소규모 자원들이 흩어져 있는 ‘분산자원’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분산자원은 대체적으로 규모가 작고, 생산과 소비가 가까운 곳에서 이뤄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규모 발전소와 장거리 송전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송·배전망을 새롭게 건설하기 위해 투입되는 건축 비용과 관리를 위한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장거리 수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어 전력망[1]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1] 발전, 송전, 배전, 변전 등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연결된 망, 전력계통이라고도 칭함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주요 분산자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신설 용량은 565GW로 60% 증가하며 역대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IEA는 세계 에너지 용량이 2030년까지 2.7배 증가하며 5,500GW의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가 가동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분산자원 확대와 함께 이를 관리할 에너지솔루션 기술의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는 주변 환경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간헐성의 한계를 지닙니다. 에너지솔루션 기술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낮에 전력을 저장하고, 발전량이 부족한 밤에 활용할 수 있게 합니다.
4. 가짜 발전소? 가상 발전소!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 VPP)는 분산자원의 확대와 함께 새롭게 등장한 개념입니다. 이름처럼 물리적으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분산자원들을 연결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제어하는 시스템입니다. VPP는 실시간으로 전력의 공급·수요 정보를 교환하고, 발전량 예측 및 소비량 조절을 통해 분산자원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합니다.
우리나라는 2023년 6월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을 제정하고, 2024년 6월 14일부터 시행에 나섰습니다. 이 법은 중앙집중형인 전력 시스템에서 벗어나, 분산자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인 기반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정부는 향후 분산 에너지 비중이 높은 지역을 특구로 지정해 VPP 사업 모델 실증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5. 점점 더 똑똑해지는 전력망, 스마트그리드!
스마트그리드(Smart Grid)는 기존의 전력망에 ICT를 접목해 전력 생산과 소비정보를 쌍방향으로 주고받으며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을 의미합니다. 공급자가 소비자에게 일방향으로 전력을 공급하던 과거와 달리 소비자의 전력 사용 패턴을 활용하여 전력 공급자가 전력망에 공급하는 전력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주요 특징입니다. 에너지 수요 증가와 분산자원 확대로 전력망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전력망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그리드솔루션 기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리드솔루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이유로 덕 커브(Duck Curve) 현상을 들 수 있습니다. 덕 커브 현상은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이 가동되는 낮 동안 석탄, 가스 등의 발전소 발전량이 급격하게 감소하다가, 해가 진 뒤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때 석탄, 가스 발전소들의 전력 발전량을 표시한 그래프가 마치 오리 모양을 닮아 ‘덕 커브’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확대된다 해도, 태양광 발전이 이뤄지지 않을 때를 대비해 기존 발전소에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그리드솔루션을 적용한다면 낮에 생산된 전기를 ESS에 저장하고 저녁에 활용하여, 기존 발전소가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변환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6. 전기차, 움직이는 배터리가 되다! V2G(Vehicle-to-Grid)
V2G(Vehicle-to-Grid)는 전기차(EV)를 ESS로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전기차를 지역의 전력망에 연결해 단순히 에너지를 소비하는 수단이 아닌 전력망의 일부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전기료가 저렴한 새벽에 전기차를 충전했다가, 오후 시간대와 같이 전기료가 비싼 시간에 전기차에 충전되어 있는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한 대는 약 60~70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합니다. 만약 70kWh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라면, 단순 계산으로 우리나라의 한 가구[2]가 약 5~6일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셈입니다.
[2] 2024년 8월 한국의 주택용 가구당 월평균 전기 사용량 363kWh (한국전력)
해외 선진국들은 V2G 투자에 나서며 전력망 안정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6년 이후 판매되는 모든 전기차에 V2G 기능을 내재하도록 의무화했으며, 네덜란드는 2018년부터 V2G 기술이 탑재된 전기차로 도시 전체 전력의 수급 균형을 맞추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관련 기술을 확보하며 V2G 상용화를 위한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되는 등 전기차를 배터리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 E&S는 고객이 안정적이고 편리하게 에너지를 사용하고 공급할 수 있도록 ▲그리드 솔루션, ▲분산전원 솔루션, ▲모빌리티 솔루션(전기차 충방전 서비스 등)이 통합된 ‘Energy Solution Platform’을 구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21년에 부산 정관신도시와 인근 상업지구에 전력과 열을 공급하는 부산정관에너지를 인수함으로써 국내 에너지솔루션 사업에 진출하였습니다. 또한 모빌리티 기반의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2023년 국내 자회사인 파킹클라우드를 통해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개시, 2024년 4월 기준 전국 2,600여 기의 충전기를 운영 중입니다.
미국에서는 2021년에 ESS 기반 그리드 솔루션 선도 기업인 KCE(Key Capture Energy)를 인수하여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의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또한 SK이노베이션 E&S의 자회사인 EverCharge는 2022년 말, 휴스턴 조지 부시 국제공항에 대형 충전 인프라를 론칭하며 미국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2024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San Francisco Giant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2024년 말까지 자이언츠의 홈구장에 수백 대 규모의 EV충전 설비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에너지(E)에 관한 N가지 스토리(S), 에너지솔루션편! 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유용한 정보들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ENS] E너지에 관한 N가지 S토리 #1, 천연가스편(바로가기)
[ENS] E너지에 관한 N가지 S토리 #2, 전기편(바로가기)
[ENS] E너지에 관한 N가지 S토리 #3, 태양광편(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