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집중호우, 대형산불 등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 현상이 줄을 이으면서 탄소중립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의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순 배출이 ‘0’인 것을 뜻하는데, 최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핵심기술 중 하나로 수소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1](IEA)의 <Global Hydrogen Review 2023>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수소 시장의 수요는 약 1억 5,000만 톤에 달할 전망입니다. 2022년 기준, 수소 시장 수요가 약 9,500만 톤이었던 것에 비해 63%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1] 에너지 안보, 경제 성장 및 환경 지속가능성을 촉진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 설립된 자율기구. OECD 35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를 비롯한 29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음.
수소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액화수소’를 향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액화수소는 상온에서 기체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영하 253도의 극저온 상태로 냉각해 액체 형태로 만든 것입니다. 기체수소 대비 부피가 1/800, 1회 운송량은 약 12배 수준으로 대용량 저장·운송에 유리하고, 빠른 충전 속도와 짧은 충전 대기 시간 등의 강점이 있어 버스·트럭 등 상용차의 수소차 전환을 이끌 ‘게임 체인저’로 불립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액화수소를 중심으로 수소산업이 성숙해 오고 있습니다.
에너지, 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시장 조사에 참여하는 리서치 전문 업체 Global Market Insights는 액화수소의 시장 규모가 2023년 379억 달러를 넘어섰고, 2024년부터 2032년까지 7%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합니다.
이러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액화수소의 국내 시장 현황 및 전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2024년, 우리나라 액화수소 시대 본격 개막의 해
전 세계적으로 건설된 상용급 액화수소 플랜트는 약 40여 개에 달합니다. 또한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는 약 250개소 이상의 액화수소 충전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해외에서는 이미 버스, 트럭 등의 수소 상용차 모빌리티 분야에서 액화수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2023년 액화수소 연료전지를 장착한 수소전기트럭의 실증 테스트를 안정적으로 끝마쳤고, 독일에서는 세계 최초로 액화수소 항공기의 시험 비행에 성공하는 등등 액화수소의 실제적인 활용 사례는 더 늘어날 전망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24년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액화수소 생산이 시작되며 국내 수소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1월 두산에너빌리티의 액화수소 플랜트의 준공을 시작으로, SK E&S와 효성 중공업이 액화수소 생산에 나서며 국내에서 연간 약 4만 톤의 액화수소를 생산·공급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국내 수소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중 SK E&S의 액화수소 플랜트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인천 서구 원창동에 위치한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는 연간 최대 3만 톤의 액화수소 생산이 가능합니다. 이는 수소 버스 약 5천 대를 충전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또한,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도권에 위치한 액화수소 생산 공장으로 상업 가동 시, 주 수요처인 수도권에 경제적인 운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부, 수소 공급 증가에 부응하여 ‘액화충전소 확대 보급 나서’
액화수소 생산이 본격화됨에 따라 정부는 2022년 말 개최된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액화수소 충전소를 2025년까지 40개소로, 2030년까지 70개소로 확대 보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지자체 대상 수소버스·충전소 구축 지원 시범사업(수소연료전지시스템 교체비용 지원) 등을 추진 중입니다.
환경부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수소충전소 설치 민간자본보조사업’을 통해 총 40개소의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 보조금을 지원했습니다. 또한, 환경부는 인천, 구미 등을 중심으로 10여 곳의 액화수소 충전소가 올해 운영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24년에도 32개소의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4월 17일에 국내 1호 액화수소 충전소인 인천 가좌 액화수소 충전소(이하, 인천 가좌충전소)가 상업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수소 충전기 2기를 보유한 인천 가좌충전소는 시간당 120kg의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설비 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하루 평균 약 120대 수소버스를 충전할 수 있는 양[2]입니다. 충전용 액화수소는 약 2.6km 떨어진 SK E&S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에서 공급받습니다.
[2] 20시간 운영 기준
SK E&S도 부산, 청주, 인천 등 전국 각지에 액화수소 충전소를 건설 중이며 올해 말까지 20여 개의 액화수소 충전소를 개소할 예정입니다.
인천 가좌 충전소에서 버스를 충전 중인 모습
인천 가좌 충전소에서 버스를 충전 중인 모습
이상으로 국내 액화수소 시장 전망과 정부 정책 현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살펴보았듯 2024년 액화수소 생산이 본격화되고, 액화수소 충전소가 보급됨에 따라 액화수소 수급이 더욱 원활해질 것입니다. 이에 따라 수소 생태계도 빠르게 활성화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