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기고] SK E&S, 저탄소 시대 미래 에너지를 말하다

글/사진 ㅣ 전희윤 서울경제 기자

탄소중립이 전세계 기업들의 핵심 경영 비전으로 자리 잡은 시대. 글로벌 기업들은 단순히 돈을 벌어들이는 것만이 아닌 환경을 보호하는 일 역시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이달 5~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CES 2023은 가전과 정보기술(IT)을 넘어 글로벌 기업들의 친환경 사업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신기술 향연의 장이 됐다. 특히 국내 탄소중립 선도 기업으로 평가 받는 SK그룹은 8개 계열사가 총출동했다. 이들은 ‘넷제로(탄소 순배출 ‘0’)’를 핵심 키워드로 삼고 통합 전시관을 꾸려 뛰어난 친환경 기술력을 자랑했다. 그중에서도 미래 에너지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다양한 탄소감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SK E&S의 친환경 제품을 중점적으로 둘러봤다.

기후변화 대응, ‘지금’ 이어야 하는 이유를 말하다

LVCC  센트럴홀에 들어서자 검정 외벽의 SK그룹 전시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입구부터 강렬한 비주얼의 영상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두운 양쪽 벽면엔 기후변화에 지금부터 당장 대응하지 않으면 무서운 결말이 예고돼있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지구가 점차 뜨거워져 2100년에는 해수면이 2m까지 상승해 뉴욕 자유의 여신상, 런던 빅벤 시계탑 등 전세계 주요 랜드마크가 물에 잠길 수 있다는 사실을 영상으로 구현한 것이다. 기후변화에 지금 바로 대응해야 이유를 설득하기에 충분했다. SK의 탄소감축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다.

미래 모빌리티를 이끌 수소 에너지

전시관 안은 그룹의 친환경성을 강조하듯 로고부터 내부 전체가 청록색으로 꾸며졌다. 주제별로 나뉜 각 섹션에는 탄소감축을 위해 SK E&S가 내세우는 사업들이 소개돼있었다.

특히 수소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한 SK E&S의 의지를 전시관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먼저 ‘클린모빌리티’존에 마련된 수소연료전지가 있다. SK E&S는 수소 모빌리티 사업에 앞장서기 위해 미국 수소 전문기업인 플러그파워와 손을 잡았는데, 이번 전시에는 플러그파워가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 ‘젠드라이브’와 수소 충전기 ‘젠 퓨얼 디스펜서’ 실물을 볼 수 있었다. 버스, 자동차, 항공, 선박 등 대부분의 모빌리티는 탄소를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지만 SK E&S가 투자하고 있는 수소 에너지는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높은 효율과 내구성을 자랑해 앞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어 모빌리티’ 존으로 가니 드론 한 대가 전시돼 있었다. 언뜻 보면 일반 드론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이 드론은 세계 최장 시간인 13시간 24분 연속 비행이라는 기록을 가진 액화수소 드론이다. 액화수소는 기체 수소와 비교해 에너지 저장 밀도가 높고 안정성도 뛰어나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드론 대비 최대 26배 더 오랜 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SK E&S는 액화수소 드론 분야의 중소·벤처 기업들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며 조기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기도 하다.

미국 전기차 충전 시장을 주도할 솔루션

클린모빌리티 존에는 SK E&S가 수소 모빌리티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전기차 충전기도 모습을 드러냈다. SK E&S는 지난해 3월 미국 전기차 충전기업인 에버차지를 인수했는데, 이번 CES에서 가정용 전기차 충전기 ‘COVE’를 최초 공개한 것이다. 에버차지의 전기차 충전기는 건물 전체의 전력 부하를 효과적으로 관리·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충전 중인 전기차의 충전 패턴을 분석해 전력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COVE는 전기차 배터리 회사인 SK온의 NCM 9+ 배터리와 함께 전시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전기차 배터리부터 소재, 충전기에 이르기까지 전 밸류체인에 걸쳐 SK그룹이 전기차 및 솔루션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뽐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했다.

저탄소 LNG 시대를 열 열쇠, CCUS

SK E&S가 자랑하는 탄소감축 기술도 초대형 영상 콘텐츠를 통해 소개됐다. ‘퓨처 에너지’존에 들어서자 한쪽 벽을 가득 채운 화면에 탄소중립이 현실화된 부산의 모습이 형상화됐다. SK E&S가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은 각종 시설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분리·포집해 저장하거나 활용하는 기술로, 넷제로를 위한 핵심 기술로 일컬어진다. SK E&S는 CCUS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보고 각종 개발사업과 프로젝트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부터 수소연료전지, CCUS까지. 이번 CES를 통해 SK E&S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서 소비자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여전히 탄소중립, 넷제로가 기업의 경영활동과 양립할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SK는 계열사들의 역량을 집약해 그룹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글로벌 고객들에게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CES 2024, CES 2025를 넘어 CES 2030에서는 SK의 친환경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