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시원한 바다를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바다는 여름철 시원한 휴식을 제공할 뿐 아니라 다양한 해양 자원을 품어 해산물 등 수산자원과 광물자원, 공간자원, 에너지자원 등 인간에게 유용한 자원을 아낌없이 제공합니다.
또, 바다는 ‘자원의 보고’일뿐 아니라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탄소를 흡수하는 거대한 탄소흡수원이기도 합니다. 2019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400억 톤(t) 중 바다 생태계가 흡수한 탄소는 약 100억 톤으로 육상 산림이 흡수한 110억 톤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이제부터 탄소흡수원으로써의 바다와 바다가 흡수하는 탄소인 블루카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또 다른 ‘지구의 허파’ 바다가 흡수하는 블루카본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거나, 흡수량을 늘리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흡수원은 크게 육상 산림(그린카본)과 바다 식물 생태계(블루카본)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동안은 탄소중립을 위한 수단으로 육상 산림에 주목해 왔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국립 농업연구소 등 국제연구팀의 연구 결과(2021.05)에 따르면, ‘지구의 허파’라고 알려진 브라질 아마존 숲은 2010 ~ 2019년까지 총 163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였지만, 흡수는 136억 톤에 그쳤습니다. 이는 개간, 화재 등의 산림 파괴로 인해 나무가 타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고, 숲의 면적이 줄어들며 흡수량이 감소한 것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마존 숲의 면적은 산불, 벌목 등으로 2001년 대비 2018년에 약 38% 감소했습니다. [1]
[1]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2023.02)
이처럼 육상 산림에서 흡수하는 탄소인 그린카본의 위기로 인해 바다 식물 생태계가 흡수하는 블루카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다는 지구 표면적 5억 1,000만㎢ 중 약 70%에 해당하는 3억 6,000만㎢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염생식물[2]이 있는 염습지(鹽濕地)가 조성된 갯벌은 육지의 숲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속도가 최대 50배 정도 빠르고 저장량도 더 많습니다.
[2] 바닷가의 모래땅이나 갯벌 주변의 염분이 많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 (문주란, 순비기나무, 갯대추, 황근 등)
국제 사회도 블루카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UN 산하 협의체인 IPCC[3]는 2013년 염분에 강한 갈대와 칠면초 등이 자라는 염생식물 서식지(salt marsh)와 열대 및 아열대 해변이나 하구에서 자라는 관목이나 서식지를 의미하는 맹그로브(mangrove) 등을 해양 탄소흡수원으로 인정하고, 효과성에 대한 연구 및 정책 지원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3] 기상학자, 해양학자, 경제학자 등 3천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한 정부간 기후변화 협의체
정부는 블루카본 추진전략(2023.06)을 발표하며, 탄소중립 로드맵 이행을 위해 해양의 탄소흡수 기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양 식생 조성을 통해 탄소흡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염생식물을 꾸준히 심어 현재 32㎢에 그치는 서식면적을 2030년에는 105㎢로, 2050년에는 전체 갯벌 면적(2482㎢)의 27%인 660㎢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 KB국민은행, 효성 등과 연계하여 유휴 갯벌에 갈대와 칠면초 등 염생식물 군락지 조성과 복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블루카본 추진전략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에 접해 있고, 해양생물 종수가 9,900종, 단위면적당(1,000㎢) 종수는 32.3종으로 해당 지수에서 세계 1위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갯벌의 탄소 흡수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갯벌은 약 1,3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최소 26만에서 최대 49만 톤의 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자동차 20만 대가 내뿜는 양에 해당하며 최대치 기준으로 30년 된 소나무 약 7,340만 그루가 한 해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와 비슷[4]한 양입니다.
[4] 2022년 서울대 김종성 교수 연구팀 조사분석결과
바다에 탄소를 저장하는 기술 CCS
바다는 지구 상당 부분 면적을 차지하는 만큼 탄소를 저장하는 저장고로도 활용 가치가 높습니다. 바다가 더 빠른 속도로 탄소를 흡수할 수 있도록 바다의 탄소 저장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CCS는 그중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Capture)하여 압축·수송 과정을 거쳐 바다 밑 800m 이상의 심부지층에 탄소를 저장(Storage or Sequestration)하는 기술입니다. 포집한 탄소를 지하에 저장할 때 탄소는 끈적임은 기체에 가깝고 밀도는 액체에 가까운 초임계 상태가 됩니다. 지하에 주입된 탄소는 물에 용해돼 가라앉아 누출 가능성이 작습니다.
우리나라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CCS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21년 K-CCUS 추진단을 발족, 2030년까지 1억 톤 급 대규모 저장소를 확보하고 CCS 관련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바다의 탄소 저장 용량은 현재까지 발견된 것만 7억 3,00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탄소 저장 용량을 잘 활용하면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달성에 바다가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SK E&S는 추후 호주 해상에 위치한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연간 130만 톤의 저탄소 LNG를 국내로 도입, 연 25만 톤의 블루수소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포집한 탄소도 호주 인근 해상에 영구 저장할 계획입니다.
SK E&S는 CCS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혁신 기술을 통해 탄소 감축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SK E&S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