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채움-Green] 러우 전쟁이 일으킨 변화, 세계는 더 갈라지고 있다

SK E&S는 [더채움-Green]이라는 구성원 대상 강연을 통해 기후 위기 속에서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1일 강연에서는 법무법인 율촌 최준영 전문위원을 모셨습니다. ‘러-우 전쟁과 Global 경제현안’을 주제로 이뤄진 강연에서 최 위원은 ‘러우전쟁에 따른 세계 정세를 분석’하고 ‘달라진 에너지 시장 전망’을 전달했습니다. 그 내용을 공유합니다.

최 위원은 러우전쟁이 2024년 이후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로 강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 이유로 우크라이나가 위치한 지리적 요인을 꼽았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 중앙아시아, 러시아를 연결하는 곳으로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기묘한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그는 맥킨더(Mackinder), 브레진스키 등의 학자의 주장을 인용하며 우크라이나가 과거부터 분쟁지역이 될 가능성이 매우 컸으며, ‘러우 간 갈등은 어쩌면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전쟁이었다’라며 발표를 이어갔습니다.

갈라지는 세계? 세계화에 대한 근본적 관점 전환 필요해

러우전쟁은 세계를 변화시켰습니다. 노동력이 저렴한 국가(개발도상국 등)를 생산 기지로 활용하던 과거와는 달리 미국/유럽 등은 ‘자국 내 생산/유통’을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먼저 미국은 제품 생산 분야에서 중국의존도를 낮춤과 동시에 첨단 산업에서 우위를 점하려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급망 100일 검토 보고서’를 통해 4대 핵심산업(반도체, 고용량 배터리, 희토류 등 광물, 의약품 및 원료의약품)별 미국 공급망의 취약점을 밝히고 특히 6대 첨단 산업(반도체, 2차 전지,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 양자 컴퓨터, 바이오 의약품)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지를 내비칩니다. 뿐만 아니라 첨단 제조업을 자국 자원에 기반해 육성하려는 중단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유럽에서는 첨단 제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7년 10월 출범한 EBA250(Europe Battery Alliance250)으로 유럽 지역 내에서 리튬 등 자원 생산 확대를 도모중입니다. 즉, 자국 자원이 자국 내에서 쓰일 수 있도록 제조업 시장 구축에 힘쓰고 있습니다.

같은 시각에서 200개 광산에서 60개의 광물자원을 생산하는 ‘캐나다’는 광물자원 토대의 제조업 육성을 시도 중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자국 내 투자와 생산/유통을 우선시 하는 방식으로 투자 경향을 변화시켰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점점 더 파편화되고 갈라지고 있습니다.

수입 에너지 의존도는 Down, 광물 자원 주목도 Up

세계가 갈라지는 경향이 생기며 수입 에너지 의존도 역시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여기에는 러시아 제재로 인한 에너지 공급 축소와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수요감소가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자리합니다. 최 위원은 “수요와 비용에 의해 움직이던 에너지 시장이 안보적 차원으로 이동”하고 “에너지 분야에서 러시아 역할 축소, 미국 역할 증대 라는 두가지 축이 맞물리며” 지각 변동이 있을 것이라 예측합니다.

전체 가스 자원의 80%는 러시아, 이란 등을 포함한 10개 나라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최 위원은 가스가 지정학적/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비즈니스의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출처: OPEC Annual Statistical Bulletin 2020, International Energy Agency

또 최 위원은 “석유, 가스도 중요하지만 광물이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앞으로의 미래는 탈탄소로 나아갈 것이며 결국 ‘전기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내연기관이 다 전기로 바뀌고 있는 지금, 전선 제작에 쓰이는 구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광물 자원은 소수 국가에 집중되어 있고 특히 광물을 정제하는 제련은 ‘중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친환경 사회로 나아가려 할수록 몇몇 국가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상승하는 만큼 “광물 자원의 보유 여부가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될 것입니다.

탈세계화와 탈탄소화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최 위원은 “화석 에너지 사용이 감소”하고, “광물 자원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는” 상황 속 전세계 각국의 “탈탄소화”에 상황에 따른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는 대한민국, 유럽 등 기후 문제에 대해 대응할 여력을 가지고 있던 선진국이 과거에 없던 ‘생존 위험’을 겪는 지금, ‘넷제로[1] 선언’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며 수소, 암모니아 등 저탄소 연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1] Net zero, 배출한 만큼의 온실가스를 다시 흡수해 순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

일례로 독일은 2024년 1월부터 신규난방 시스템의 65%는 재생에너지 활용을 의무화하는 등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기후클럽’을 형성해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 대상으로 탈탄소를 위한 공동 메커니즘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최 위원은 “과거가 평화와 공존의 시대였다면 현재는 강대국끼리의 대립이 본격화 될 것”이며 따라서 미래를 “익숙한 질서가 붕괴되는 시기”라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이 효율성보다는 안정성에 더욱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습니다.

끝으로 최 위원은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지금 ‘기업이 계획 수립보다는 에너지, 환경 변화 대응에 더 많은 역량을 키울 것을 제안하며 강의를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