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전력수급 비상… “예비율 5%대로 떨어질 듯”
- 올여름 무더위에 ‘전력 예비율’ 5년 來 최저 예상… 블랙아웃 오나
- 6월 전력수요량 역대 최고… 공급 예비율 벌써 10% 미만
한여름 불볕더위로 에어컨 등 냉방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전기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전력수급 상황을 다루거나 전력 부족으로 인한 대규모 정전(블랙아웃)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는 언론 보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SK E&S 미디어룸에서는 전력수급 현황 확인 방법과 전력피크, 예비력, 예비율 등 전력과 관련된 용어를 알아보고, 전력수급 비상단계와 대응 방법도 함께 정리해보았습니다.
전력수급과 관련된 용어들
우리나라의 전력거래 시장은 한국전력거래소(KPX)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사업자와 이를 각 가정과 산업체에 판매하는 판매사업자(한국전력) 사이에서 이뤄지는 전력거래에 관련된 업무를 바로 이 한국전력거래소가 책임집니다.
전력은 저장이 불가능해 매 순간 수요와 공급이 일치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전력의 수요량에 따라 공급량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 발생하는 전력수요 이상으로 공급능력이 갖춰져 있다면 전력수급이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력 사용이 최대가 되는 순간의 전력수요, 즉 최대전력수요(전력피크)보다 어느 정도 여유를 갖고 공급능력[1]을 갖추어야 합니다.
[1] 총 전력설비용량에서 고장, 정비 등으로 발전이 불가능한 설비규모를 제외한 용량
최대전력수요 대비 공급능력이나 설비용량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예비력과 예비율입니다.
예비력은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확보해야 할 설비 여유분으로, 최대 전력공급량에서 최대 전력수요량을 뺀 값입니다. 일정시점에서 전력수요에 대한 설비용량의 여유분을 의미하는 설비예비력(설비용량 – 전력수요)과 일정시점 전력수요에 대한 공급능력의 여유분을 뜻하는 공급예비력(공급 능력 – 전력수요)으로 나뉩니다.
예비율은 예비력을 백분율로 나타낸 값으로 역시 설비예비율과 공급예비율로 구분됩니다.
전력수급예보와 실시간 전력수급현황 알아보기
전력거래소는 매일 그날의 최대전력수요와 발생 시간, 그 시간대의 예비력, 예비율 등 전력수급 예보를 발표합니다. 2022년 7월 17일 일요일의 전력수급 예보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날 최대전력 발생시간은 오후 4시에서 5시, 최대전력은 88,000MW로 예상됐습니다. 또한, 이 시간대의 공급 예비력은 10,711MW, 공급 예비율은 12.2%로 확인됩니다. 전력수급 비상 단계는 예비력 5,500MW 미만일 때부터 발령되므로 전력수급이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실제 전력수급 현황 역시 전력거래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5분 주기로 업데이트).
7월 17일 오후 11시 20분 기준 전력부하는 63,202MW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전체 공급능력(95,848MW)에서 전력부하를 빼면 공급 예비력은 32,646MW, 공급예비율은 51.65%로 수급에 여유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통상 여름철 전력수요는 하루 기온이 최고로 오르는 한낮에 가장 높았다가 기온이 떨어지는 밤부터 새벽에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산업용 전력수요가 줄어드는 주말에는 평일과 비교해 예비력에 여유가 생기기도 합니다.
여름철 전력피크?
다음으로 지난 5년간 기록한 여름철 최대전력수요와 예비율 실적을 알아보겠습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여름철 기록한 최대전력수요 최고치는 2018년 7월 24일의 92,478㎿였습니다. 당시 예비력은 7,092㎿, 예비율은 7.7%까지 떨어졌습니다. 얼마 전인 2022년 7월 7일, 이 기록이 깨졌습니다. 7일 오후 5시 기준 최대 전력수요가 92,990MW로 치솟으며 기존 최대 전력수요 기록을 경신한 것입니다.
5~6월 때 이른 더위가 찾아왔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산업 분야 등을 중심으로 전기 사용량이 증가한 것이 그 이유로 풀이됩니다.
예비력과 예비율이 가장 낮았던 때는 2019년 8월 13일입니다. 당시 최대전력수요는 90,314㎿로 2018년에 못 미쳤지만, 공급능력이 전년보다 약 3,000㎿ 줄었기 때문에 예비력은 6,075㎿, 예비율은 6.7%까지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2011년 9월 15일 예비력 부족으로 정전 사태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오후 3시 기준 공급 예비력이 3,341㎿ 수준으로 떨어지자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한 사전 조치로 전국 순환 정전이 실시됐기 때문인데요. 여름철이 지나 일부 발전소 가동이 중단되고 정비에 돌입한 상황에서 늦더위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한 게 원인으로 꼽힙니다.
전력수급 비상 단계
전력수급 비상 단계는 예비전력 여유분에 따라 준비, 관심, 주의, 경계, 심각 5단계로 구성돼 있습니다.
1단계) 준비 : 준비 단계는 예비전력이 5,500㎿(550만kW)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발령됩니다. 각 가정과 사무실, 산업체에서는 에어컨과 선풍기 등 전기 냉방기기 가동을 자제해 에너지를 절약해야 하고, 냉방기 사용 시 실내온도를 26℃ 이상으로 유지해 에너지 낭비를 줄여야 합니다.
2단계) 관심 : 예비전력이 4,500㎿(450만kW) 미만으로 떨어지면 관심 단계가 발령됩니다. 각 가정과 사무실, 산업체에서는 불요불급한 전기사용을 자제하여야 하고, 실내 온도를 28℃ 이상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3단계) 주의 : 예비전력이 3,500㎿(350만kW) 미만으로 떨어지면 주의 단계가 발령됩니다. 과도한 냉방기 사용을 억제해야 하고 사용하지 않는 전기기기의 플러그가 꽂혀 있는지 살펴서 대기전력을 제로화하는 게 필요합니다.
4단계) 비상 : 예비전력이 2,500㎿(250만kW)보다 아래로 떨어지면 비상 단계가 발령됩니다. 가정과 사무실, 상점에서는 냉방기기와 가전기기, 사무기기와 조명기기 등 가동을 중단해야 합니다. 산업체에선 냉방설비 가동을 중단하고 전기 다소비 공정을 최소화하는 등 전기 소비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5단계) 심각 : 예비전력이 1,500㎿(150만kW) 미만으로 떨어지는 심각 단계에선 엘리베이터 이용을 자제하는 등 정전에 대비해야 합니다. 정전 시에는 안전을 위해 1개의 조명등을 제외한 모든 전기기기의 전원플러그를 뽑아야 하고, 누전차단기나 전원 개폐기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상으로 전력과 관련된 기초 용어부터 전력수급 확인 방법, 전력수급 비상 단계 시 대처 방법 등을 알아봤습니다. 날로 더워지는 여름철, 최대전력수요, 공급예비율과 같은 전력을 둘러싼 단어를 이해하면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줄이고 전력수급이 더욱 원활해지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생산된 에너지가 어떻게 관리되는지 파악했으니 실시간 전력수급현황을 확인하며 전기소비 습관을 바꿔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